세상에서 가장 불공평한 은혜
자카르타국제대학교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 학생들이 함께 공부한다. 아프간이 탈레반 정권에 넘어가면서 그곳에서 탈출해야 했던 학생 중 일부가 우리 학교와 연결되어 유학 오게 되었다.
미국 군정하에서 훈련을 받았거나 조력했던 청년들, 사회 활동을 했던 여학생 중에는 탈레반의 위협으로 인해 숨어지내야 하는 기독교인이 있었다. 그중 영어로 공부할 의사가 있는 몇몇을 우리 대학에서 받아주었다. 그대로 두면 지금쯤 죽음의 그림자에 덮였을 학생들이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대학을 그토록 급히 설립하신 이유 중 하나가 이들 때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몇 년 전, 우리 대학교에서 받은 아프간 난민 학생 중에 ‘不公平’(불공평)이라는 한자를 팔뚝에 문신으로 새긴 남학생이 있었다. 그 아이를 만나 사연을 들어 보니 ‘정말 그 삶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만하구나’ 싶었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레슬링 국가대표가 되어 올림픽에 출전하는 꿈을 품고 열심히 훈련하며 중고등학교 생활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형이 탈레반의 표적이 되어 암살당했다. 형이 살해되자 부모는 남은 자녀라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급히 이 아이를 인도네시아로 밀입국시켰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아버지도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했고, 그는 낯선 이국땅에 와서 고아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아침을 맞는 게 싫었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아프간 난민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님을 만나 교회 공동체에 합류했고, 마침내 그 학생은 우리 학교에 장학금 혜택을 받고 들어왔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는 학생의 눈꼬리가 올라가 있고 날카로운 부분이 보였다. 그런데 1년쯤 지나니 눈꼬리가 내려가는 게 느껴졌다. 눈가에 따뜻함과 그윽함이 풍겼다.
언젠가 그가 기도하는 내용을 들었는데, 놀랍게도 아프간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조국에 대한 상처와 아픔이 많을 텐데, 그는 그 땅의 주민들을 위해 아픈 마음을 토해내며 주님의 빛이 그곳에 임하기를 기도했다. 더 나아가 자신이 그 땅을 위한 복음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했다. 나는 이미 그 학생을 비롯한 다른 난민 학생들의 내면에 용서를 통한 치유가 일어났음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갑작스럽게 캐나다 이민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메시지가 왔고, 그는 인도네시아에서의 학교생활을 정리하고 떠나게 되었다. 그가 마지막 인사차 내 사무실로 찾아왔다. 나는 그에게 웃으며 물었다.
“얘, 너 팔뚝에 새겨놓은 ‘불공평’이란 단어, 아직도 유효하니?”
아이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선생님, 저는 한때 고아가 됐다는 사실에 분노했어요.
그런데 제가 이 땅에서 새롭게 배운 건, 이곳에 하나님께서 많은 부모님을 예비해 주셨다는 거예요. 제가 만난 선교사님들이 그랬어요. 그리고 선생님도 그중 한 분이세요.”
나는 학생에게 이야기했다.
“고맙구나…. 그런데 네 인생 가운데 일어난 가장 불공평한 일을 내가 이야기해 줄까? 네가 많은 죄를 지었음에도 벌을 받지 않게 되었고, 죄지은 적이 없으신 예수님이 대신 네 벌을 받으신 일이야. 벌 받을 이유가 없는 분이 너 대신에 죄의 삯을 치르셨어. 이처럼 불공평한 일이 있을 수 있니! 그리고 아프간 땅에 있는 수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모르는데, 네게는 하나님을 믿고 구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어.
또한 너 하나 공부시키기 위해 하나님께서 이 캠퍼스에 얼마나 많은 재정을 쏟아부으셨는지 아니! 그리고 얼마나 많은 선교사가 자기 인생의 행로를 바꾸며 여기 와서 섬겼니! 그것이 너 하나 때문이라면 얼마나 불공평한 일이니! 네가 대가를 지불한 것도, 갚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리고 내가 널 위해 선물을 하나 준비했는데, 이것도 네가 노력해서 받는 게 아니니까 실은 불공평한 일이지. 그런데 있잖아… 네 인생은 그렇게 이해되지 않는, 말도 안 되는 불공평한 은혜에 기초하고 있단다.”
- 약속, 이용규
† 말씀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 화목하게 된 자로서는 더욱 그의 살아나심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니라
- 로마서 5:10
† 기도
주님, 제 인생에 아무리 불공평한 일이 일어나도, 주님이 제게 베푸신 은혜만큼 불공평한 것은 없습니다. 제가 받은 은혜의 크기를 늘 기억하게 하시고, 삶에서 마주하는 상처와 아픔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적용과 결단
불공평하다 느끼는 상황 앞에서 나를 위해 죄 없으신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그 은혜를 떠올려 보기 원합니다. 화목하게 하신 주님을 통해 하나님과 화목하고 주변 사람들과 화목하기를 소망합니다.
출처 : 갓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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