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못 버린, 내 ‘우상’ 베스트 1위는?

하나님, 왜 줬다 뺐어요?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하나밖에 없는 이삭을 얼마나 귀히 여기는지 잘 아셨다.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닌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셨다. 이 명령은 결국 ‘약속의 성취와 결과도 내려놓을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님의 물음이다.

 

우리가 사랑하고 아끼는 존재가 우리의 우상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존재 이유가 되고, 그것이 있어서 안정되고 행복하다고 느끼게 하는 근거가 바로 우상이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복이 우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 순종하는 거라면, 그 목표가 우상이 될 수도 있다. 종종 우리는 사역 결과를 우상으로 받들기도 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삭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의 증표이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자손의 복을 약속하셨고, 이삭은 그 약속을 하나님이 신실하게 이루신다는 소망의 증거였다. 또한 그의 믿음에 대해 하나님이 주신 응답이기도 했다.

 

그런 이삭을 제물로 바치면, 자손들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주신다던 하나님의 약속이 무산될지도 몰랐다. 오히려 이삭을 바치지 않는 것이 하나님을 위하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이방 신들처럼 인신공양을 받으시겠다는 하나님의 요구가 그분의 성품에 반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 역설을 극복하는 방법은 ‘단순한 순종’이었다.

아브라함은 잘 이해되지 않고, 앞으로 무슨 일이 전개될지 몰랐지만,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여장을 꾸렸다. 그리고 이삭과 그 길로 출발했다. 머리로는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몸은 순종의 길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움직였다. 이 마지막 테스트의 순간에도 그는 순종의 삶의 궤적을 남기고 있었다.

 

때로 우리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만난다.

특별히 순종의 삶을 살려고 결단하는 과정에서 고난과 아픔을 만나면, 우리의 믿음마저 흔들린다. 그때, 결말을 알지는 못하지만, 하루하루 순종의 자리를 지키는 게 바로 영적 승리의 출발점이 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숫양을 만나기 위해 아들 이삭의 목을 겨누며 칼을 높이 드는 순간까지 가야 했다. 하나님께서는 그때 비로소 아브라함이 그분을 끝까지 경외함을 확인하셨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서 확인하고 싶으셨던 것은 그의 ‘우선순위’였다. 그가 하나님이 주실 복의 약속 때문에 하나님을 따르는 것인지, 하나님과의 동행 자체를 가장 귀한 가치로 여기는지를 보길 원하셨다.

 

하나님이 복의 원천이 되신다.

하나님 없는 복은 결국 우리 삶에 근원적인 평안과 만족을 주지 못하고, 다른 허무로 귀결될 뿐이다. 하나님이 제1의 가치가 되지 않는다면 그분이 주시는 복은 우상과 같은 존재가 되어 우리를 중독시키고 영과 정서를 마비시킨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따르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는 그분이 주신 선물을 바치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다.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바치라고 하신 것처럼 말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그 선물은 우리의 소명과 맞물려 있다. 단 이 시험을 통과하면, 같은 시험을 또 주시지는 않는 것 같다.

 

한편, 자칫 우리의 열심과 의가 앞서서 하나님께서 선의로 주신 약속의 결과를 함부로 거부하거나 버리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내 삶을 돌아보면, 하나님께 순종하고 떠났던 여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작고 아름다운 선물을 준비해 주신 적이 많았다. 나는 그것이 때로는 황송하고 죄송스러워 받기를 주저하고 하나님께 돌려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분을 따르는 사람에게 귀하고 좋은 것을 마음껏 나눠주고 싶어 하신다. 그것을 감사와 기쁨으로 받으면서 우리는 주님과 관계가 깊어지고 나눔의 기쁨을 누린다.

 

단, 하나님께서 그렇게 주신 선물을 다시 하나님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지 물으시는 예외적인 경우를 나와 내 주변의 삶 가운데 보았다. 때로는 우리의 헌신의 결과로 약속 가운데 주어진 복이 도리어 우리를 속박할 위험이 있음을 본다. 그 복마저 하나님께 드릴 때, 비로소 그 열매를 우리가 거리낌 없이 자유함으로 누릴 수 있다.

 

시험의 복판에서 순종의 끝자락에 섰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돌려주셨다. 그 순간, 아브라함은 비로소 예비된 숫양을 볼 수 있었다. 그 순간부터 이삭은 아브라함에게 다른 의미가 된다. 이삭이 삶의 존재 이유와 안정감을 누리는 근거가 아니라, 그저 하나님과의 동행 가운데 그분이 약속하신 것을 이루시는 ‘신실하심의 증표’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 약속, 이용규

 

† 말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 출애굽기 20:3

 

† 기도

제 우선순위를 점검하길 원하시는 주님, 어느덧 주님을 향한 첫사랑과 구원의 감격이 식고, 주신 복과 누리는 것들이 우상이 되어 있었음을 회개합니다. 제게 주님보다 소중한 것이 없게 하소서. 주님 앞에 무릎 꿇고 뒤집힌 우선순위를 바로잡길 원합니다!

 

† 적용과 결단

다른 어떤 것보다 오직 주님만으로 나의 삶의 존재 이유와 안정감을 누리기 원합니다. 순종함으로 받은 복이 나의 삶에 위협이 될지라도 그 가운데 선하게 인도하실 주님을 붙들며 마주한 상황을 헤쳐나가기 원합니다

 

출처 : 갓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