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을 진 자여, 내게로 오라

나는 지쳐가고 있었다.
하루는 우연히 케이블 TV 방송에서 오랜 기간 비가 오지 않아서 가뭄으로 땅바닥이 바둑판 모양으로 쩍쩍 갈라진 사막을 보고 있는데, 지금 내 마음의 상태가 저 사막의 갈라진 땅과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 난생처음 ‘감정노동’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사역을 시작하고 2년 만에 감정노동으로 인해 모든 기쁨을 상실한 채 깊은 영적 침체의 늪으로 빠져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하루는 말씀 묵상 후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내가 놓치고 있던 중요한 점을 깨닫게 하셨다.
혼자 하는 경건생활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동역자들과 함께 공기도회를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날로 내가 속한 평원을 담당하시는 목사님에게 전화를 드려 나의 영적 상태와 사역의 어려움을 말씀드리고 기도회 인도를 부탁드렸다. 오랫동안 가정교회 평원지기와 선임목사로서 옆에서 지켜보며 기도해주신 목사님은 나의 부탁을 들어주셨다.
기도회를 요청하고 날짜를 기다리면서 혼자 ‘기도회를 하면 사역의 책임자인 나에게 기도를 시키실 거야. 그렇지만 절대로 기도하지 않을 거야’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시 내 마음이 얼마나 강퍅했는지 가늠이 되실 것이다.
목사님과 약속한 토요일 아침, 기도회에 나갔다. 감사하게도 여러 명이 함께해주셨다. 목사님은 준비하신 말씀을 선포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갑자기 내게 기도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최상규 집사님, 기도하세요.”
사역을 대표하는 사람에게 기도를 시킬 때는 보통 맨 마지막에 시키는데, 기도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도를 시키시니 ‘벌써 끝내시려나?’ 싶었다. 여하튼 기도를 시켜도 거절할 작정이었기에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목사님. 죄송한데 제가 지금 기도할 상태가 못 됩니다. 목사님이 대신 기도해주시면 안 될까요?”
내가 최대한 의기소침한 목소리로 사정했는데도 목사님은 오히려 조금 더 강경하게 말씀하셨다. “집사님, 기도하세요!"
나는 더 이상 거부할 수가 없어 기도하려고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
입을 열어 ‘아버지’ 한 마디를 부르는 순간, 입에서 통곡이 쏟아져 나왔다.
그냥 눈물만 쏟은 것이 아니라 정말 입에서 엉엉 소리를 내며 통곡을 쏟아냈다. 그렇게 한참을 눈물 콧물을 쏟으며 소리 내어 울고 있는데, 기도회에 동석하신 동역자분들이 울고 있는 나를 위해 소리를 내고 계셨다.
“아멘, 아멘, 아멘..,"
권사님, 집사님들은 내가 울고 있는 내내 “아멘”을 하시며 격려와 위로의 마음을 전해주고 계셨다. 나의 기도 순서 이후로 기도회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참을 울고 난 후 고개를 들고 눈을 떠야 하는데 민망함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던 기억과 눈물 콧물이 뒤범벅된 얼굴을 추스르며 간신히 기도회 장소를 떠났던 기억만 있다.
다음 날 아침, 여느 때처럼 말씀 묵상을 하려고 성경 본문을 펴고 읽어내려가는데 그날 본문이 갈라디아서 6장 9절이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 갈6:9
하나님은 그날 이 말씀을 통하여, 사역을 얼마 하지도 않고 열매를 구하다가 내 뜻대로 되지 않자 속상하고 실망한 내 모습을 보게 하셨다.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상규야. 네가 열매를 구하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넌 그냥 포기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기만 하면 돼'
내가 어리석고 미련하니까 성경을 통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는 참 좋으신 하나님. 그날 아침 내 입에서는 절로 감사의 고백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님은 정말 인격적이시다. 딱 내 수준에 맞게 일하시고, 내가 알아듣게 말씀해주신다.
말씀으로 감동받은 나는 기도를 시작했다.
기도 중에 하나님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셨다. 어제 기도회 때 내가 한 기도라고는 ‘아버지’ 한 마디밖에 없었는데, 하나님은 그 외마디 소리를 들으시고 그동안 사역을 시작한 이후로 마음에 쌓여 있던 모든 감정노동의 쓰레기들을 깨끗하게 치워주셨음을 깨달았다.
이제 내 마음에 사역과 아이들로 인한 어려운 감정은 없어지고 모두 해소되어 있음을 알게 하셨을 때 그저 주님 앞에서 눈물로 감사하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었다.
- 선한 울타리, 최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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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 기도
제 영혼이 메마른 사막 같을 때도 제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위로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저의 연약함과 강퍅함마저 품으시고 다시 기도의 자리로 불러주심을 찬양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선을 행할 힘을 주시는 성령님을 의지합니다
† 적용과 결단
동역자들과 함께 기도의 자리를 지켜가겠습니다. 열매를 억지로 구하기보다, 주님이 원하시는 자리에 묵묵히 서 있겠습니다. 낙심하지 않고 끝까지 선을 행하며 주님의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출처 : 갓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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