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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장시장
박한슬 작가의 ‘숫자로 보는 서울 이야기’ (3) 디지털 트윈 기술로 살아나는 전통시장
예스러운 감성을 가져서인지, 물건 보러 다니는 걸 좋아라 한다. 해외여행을 가도 지역 시장은 꼭 들러보고, 처음 가능 동네엔 전통시장이 어디 있는지를 둘러보는 편이다. 그런데 막상 생필품을 살 때가 되면, 발보다 손가락이 앞선다. 옷도, 생수도, 심지어 파 한 단까지 앱에서 주문하는 게 일상이 되면서, 실제 상점가를 걷는 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매장을 걸어 다니는 쇼핑은 이제 오히려 특별한 경험이 됐다. 그러다 보니, 한때는 ‘유통 공룡’으로 지목되던 대형 마트들조차 그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당장 올해 초,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때 골목상권의 적처럼 여겨져 정치권에서의 갖은 규제까지 적용받던 곳이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총부채는 8조 원이 넘고, 단기 채무만 해도 1조 원이 넘는다고 하니, 그 무게가 결코 작지 않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다른 마트들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미 한국의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50.5%가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이미 유통은 온라인에 패권을 빼앗겼다.
경쟁자였던 대형마트가 주저앉았지만, 아쉽게도 그 자리를 전통시장이 차지한 건 아니다. 전통시장에는 분명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이 흉내 내기 어려운 매력이 있다. 사람 냄새 나는 인심, 눈앞에서 조리되는 음식, 덤을 얹어주는 말 한마디. 이런 것들 덕에 최근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이른바 ‘할매니얼’ 감성이 주목받았다. 전국 단위로 보면 실제 MZ세대의 전통시장 이용률이 늘어난 곳도 있다. 예산시장 같은 경우엔 5년 사이 젊은 고객 비중이 900% 넘게 늘었다고 한다. 백종원 효과도 있겠지만, 젊은 층에서도 전통시장의 매력에 대한 수요는 분명 있단 얘기다.
당장 올해 초,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때 골목상권의 적처럼 여겨져 정치권에서의 갖은 규제까지 적용받던 곳이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총부채는 8조 원이 넘고, 단기 채무만 해도 1조 원이 넘는다고 하니, 그 무게가 결코 작지 않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다른 마트들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미 한국의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50.5%가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이미 유통은 온라인에 패권을 빼앗겼다.
경쟁자였던 대형마트가 주저앉았지만, 아쉽게도 그 자리를 전통시장이 차지한 건 아니다. 전통시장에는 분명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이 흉내 내기 어려운 매력이 있다. 사람 냄새 나는 인심, 눈앞에서 조리되는 음식, 덤을 얹어주는 말 한마디. 이런 것들 덕에 최근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이른바 ‘할매니얼’ 감성이 주목받았다. 전국 단위로 보면 실제 MZ세대의 전통시장 이용률이 늘어난 곳도 있다. 예산시장 같은 경우엔 5년 사이 젊은 고객 비중이 900% 넘게 늘었다고 한다. 백종원 효과도 있겠지만, 젊은 층에서도 전통시장의 매력에 대한 수요는 분명 있단 얘기다.

전국 단위로 보면 MZ 세대의 전통시장 이용률이 늘어난 곳도 있다.
전통시장 내 점포 위치 제공, 접근성 높인다
하지만 서울은 다르다. 광장시장, 통인시장, 망원시장 같은 일부를 제외하면, 젊은 층이 자발적으로 전통시장을 찾는 일은 드물다.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나 같은 길치한텐 제일 큰 문제가 지도다. 지도 앱에 전통시장을 검색하면 전통시장 외곽만 표시될 뿐, 시장 안에 어떤 가게가 어디에 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실제로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시장 내부 점포의 디지털 지도 등록률은 12%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시장통 안의 유명한 집을 찾으려면 한참을 헤매야 한다. 디지털 친화적인 젊은 세대, 말로 물어 이동하기도 어려운 외국인 관광객에겐 큰 진입 장벽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서울시가 꺼낸 정책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우리말로 애써 옮기자면 디지털 쌍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기술은 현실 공간을 정밀 측정해 가상 공간에 그대로 복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에 쌍둥이를 만드는 식이다. 원래는 공항이나 항구, 스마트공장에서 먼저 쓰이던 기술인데, 이 기술이 이제 전통시장 골목에 들어오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 서울시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할 시장은 총 9곳, 면적으론 13만 제곱미터, 점포로는 1,400곳이 넘는다. 레이저 스캐너로 공간을 3D로 촬영하고, 각 점포에 위도·경도·층수 정보를 매겨 일종의 ‘시장 내 세부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 [보도자료] 전통시장 점포 위치 한눈에… 서울시, 전국 최초 입체지도시스템 개발 착수
기술이 실현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일단 시장 안에서 목적지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8% 줄어든다고 한다. 단순한 수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시장에서 길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중요한 차이인지 알 테다. 시장 초입에서 “OO닭강정은 37m 전방, 좌측 골목 안쪽”이라 알려주는 길잡이가 있다면, 시장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건 시장을 찾는 소비자뿐 아니라 상인들에게도 큰 변화다. 정확한 주소와 위치가 확보되면, 향후엔 AR 길안내나 온라인 연계 판매, 디지털 결제도 가능해진다. 결국 전통시장 전체가 하나의 디지털 생태계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이 시스템은 ‘야시장’ 행사와도 연계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밤도깨비 야시장’ 행사에서 6개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 수는 500만 명에 달했다. 단순 계산으로 살펴도, 시장 당 80만 명이다. 서울시는 작년 5월부터 11월까지 전통시장 72곳에서 야시장을 운영했다. 지역마다 분산은 되겠지만, 각 지역 상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개연성이 크다.
이제는 이들에게 단순한 구경이 아니라 ‘목적 있는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시장 안에서도 정확한 동선이 안내되고, 매장이 검색 가능해지면, 유명한 매장엔 머무르는 사람이 는다. 단순히 그 가게만 찾아오는 게 아니라, 주변 가게도 일종의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내수 경기가 부쩍 어려운 요즈음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한국을 찾고 있기에 이들까지도 잡아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구글맵’도 사용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저런 시도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서울시가 꺼낸 정책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우리말로 애써 옮기자면 디지털 쌍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기술은 현실 공간을 정밀 측정해 가상 공간에 그대로 복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에 쌍둥이를 만드는 식이다. 원래는 공항이나 항구, 스마트공장에서 먼저 쓰이던 기술인데, 이 기술이 이제 전통시장 골목에 들어오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 서울시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할 시장은 총 9곳, 면적으론 13만 제곱미터, 점포로는 1,400곳이 넘는다. 레이저 스캐너로 공간을 3D로 촬영하고, 각 점포에 위도·경도·층수 정보를 매겨 일종의 ‘시장 내 세부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 [보도자료] 전통시장 점포 위치 한눈에… 서울시, 전국 최초 입체지도시스템 개발 착수
기술이 실현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일단 시장 안에서 목적지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8% 줄어든다고 한다. 단순한 수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시장에서 길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중요한 차이인지 알 테다. 시장 초입에서 “OO닭강정은 37m 전방, 좌측 골목 안쪽”이라 알려주는 길잡이가 있다면, 시장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건 시장을 찾는 소비자뿐 아니라 상인들에게도 큰 변화다. 정확한 주소와 위치가 확보되면, 향후엔 AR 길안내나 온라인 연계 판매, 디지털 결제도 가능해진다. 결국 전통시장 전체가 하나의 디지털 생태계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이 시스템은 ‘야시장’ 행사와도 연계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밤도깨비 야시장’ 행사에서 6개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 수는 500만 명에 달했다. 단순 계산으로 살펴도, 시장 당 80만 명이다. 서울시는 작년 5월부터 11월까지 전통시장 72곳에서 야시장을 운영했다. 지역마다 분산은 되겠지만, 각 지역 상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개연성이 크다.
이제는 이들에게 단순한 구경이 아니라 ‘목적 있는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시장 안에서도 정확한 동선이 안내되고, 매장이 검색 가능해지면, 유명한 매장엔 머무르는 사람이 는다. 단순히 그 가게만 찾아오는 게 아니라, 주변 가게도 일종의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내수 경기가 부쩍 어려운 요즈음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한국을 찾고 있기에 이들까지도 잡아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구글맵’도 사용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저런 시도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스마트서울’이라는 이름으로 데이터 기반 행정을 강화해왔다. 그 일환으로 복지 예산 중에서도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한 지출이 2020년 대비 2024년에 62%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이번 전통시장 디지털 트윈 역시 그 흐름 안에 놓인 사업이다. 특히 의미 있는 건, 이 사업이 ‘약자 동행’이라는 서울시의 또 다른 키워드와도 자연스럽게 맞닿는다는 점이다. 지도에도 없던 가게에 디지털 주소를 부여하고, 시장 안에서 길을 잃던 고객에게 동선을 만들어 주는 일.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공간을 디지털로 이어주는 진정한 의미의 약자와의 동행이다.
이런 정책이 늘어날수록 서울은 단순한 ‘스마트 시티’가 아니라 사람, 특히나 디지털 기술에서 더 소외된 약자를 향하는 ‘따뜻한 스마트 시티’로 거듭날 수 있다. 시장 골목 어귀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돕는 작은 기술이 더 귀한 이유다.
이런 정책이 늘어날수록 서울은 단순한 ‘스마트 시티’가 아니라 사람, 특히나 디지털 기술에서 더 소외된 약자를 향하는 ‘따뜻한 스마트 시티’로 거듭날 수 있다. 시장 골목 어귀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돕는 작은 기술이 더 귀한 이유다.
출처 :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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