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오르는 코스 말고, 새로운 코스 없을까?’ 등산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법한 고민일 것이다. 같은 산을 여러 번 가더라도 보통은 자신이 즐겨 가는 코스로만 가는 경우가 많고, 특히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일수록 어느 정도 정형화된 코스가 있기 마련이다. 북한산은 서울에서 유일한 국립공원으로 대한민국의 22개 국립공원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매력적인 산이다. 또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한데, 산이 높고 큰 만큼 다양한 봉우리와 등산 코스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북한산에서 특별한 매력이 있는 코스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백운대 코스
산이란 뭐니 뭐니 해도 정상을 정복하는 맛으로 오르는 것이 아닐까?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코스는 누구보다 빠르게 정상에 오르는 걸 좋아하는 ‘스피드 하이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백운대 코스’ 이다. 이 코스는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백운대 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대략 1시간 30분이면 북한산의 최고봉인 백운대까지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초반에는 비교적 등산 난도가 높지 않은 편이지만 막바지에 다다라서는 등산 난이도가 높아진다. 특히나 백운대를 올라가는 길은 거리는 짧으나 경사가 매우 급하며 돌길이 많아 초보자들은 등산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일부 구간에는 와이어로프까지 설치되어 있어 백운대를 오르기 전에는 백운대피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 등반해야 한다. 또한 백운대 자체가 탐방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으로 주말에는 사람들이 몰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체되니 체력과 일몰 시간 등을 고려하여 산행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이렇게 백운대에 오르고 나면 북한산 최고봉에 올랐다는 성취감과 더불어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최고봉인 만큼 백운대 주변 구역은 추락위험이 높은 곳이 많으므로 백운대에 올라가서는 항상 주의하고 지정된 탐방로 이외에는 산행을 삼가야 한다.
사모바위 코스
백운대 코스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산행을 원한다면 ‘사모바위 코스’ 를 추천한다. ‘구기탐방지원센터’에서 구기계곡, 대남문, 문수봉, 승가봉을 거쳐 사모바위를 거쳐 승가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총거리 6km로 3시간 30분 내외로 북한산을 탐방할 수 있는 코스다.
이 코스는 완만한 경사와 가파른 오르막길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산행 전 준비운동과 등산화 착용은 필수다. 사모바위 코스의 특징 중 하나는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면서 산행할 수 있다는 점인데, 1급수에만 서식하는 버들치가 있는 구기계곡을 따라 더욱 상쾌한 기분으로 등산할 수 있다.
이 코스를 따라 올라가면 가장 높은 지점인 문수봉을 지나 승가봉으로 이어지는데 이 내리막 구간이 급경사라 조금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 등산객들은 이 코스의 반대 방향, 즉 사모바위를 먼저 거치고 승가봉에서 문수봉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애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수봉과 승가봉을 잇는 급한 내리막길은 등산 난도는 높지만 뛰어난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어려운 코스임에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사모바위코스는 단순히 산만 오르는 것이 아닌 구기계곡과 더불어 특이한 모양의 바위, 그리고 승가사나 문수사 등 고즈넉한 절까지 한꺼번에 탐방할 수 있는 코스이다.
숨은벽능선 코스
이보다 조금 더 진득하게 산을 즐기고 싶다면 ‘숨은벽능선 코스’ 를 추천한다. ‘밤골탐방지원센터’부터 시작해 숨은벽능선과 백운대를 지나 백운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코스로 총거리 6.3km, 약 5시간이 소요된다. 처음에는 얕은 오르막과 내리막, 평지를 반복하며 비교적 쉬운 길로 구성이 되어있어서 금세 능선을 탈 수 있다. 하지만 숨은벽능선부터는 아찔한 바위 구간이 이어지므로 이 코스를 선택하려면 등산화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추천한다. 백운대를 향하는 길에 마당바위를 지나게 되는데, 여기서 산 아래쪽을 바라보면 사람의 머리뼈(해골)를 닮은 ‘해골바위’를 발견할 수 있다. 짧지 않은 거리에 코스가 험한 부분도 있으나 숨은벽능선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주 멋지므로 어느 정도 등산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 볼 만하다.
원효봉 코스
이번엔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오를 수 있고 오른 수고에 비해 경치가 좋은 ‘원효봉 코스’ 를 소개한다. 이 코스는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를 시작으로 서암문과 원효암을 지나 코스의 정점인 원효봉을 찍고 북문을 지나 효자비로 하산하는 코스다.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고 대중교통을 통해서도 쉽게 갈 수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코스 초반에는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평지라서 여유롭게 걸어가며 워밍업하기 좋다. 그렇게 걷다 보면 돌계단 길이 보이는데 이 계단 길을 약 20분 정도 오르면 첫 번째 이정표인 서암문에 도착한다. 서암문에서도 계속해서 돌계단 길이 이어지지만, 코스가 잘 닦여있어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그렇게 원효암을 지나고 약간의 로프 코스를 오르게 되면 드디어 원효봉에 이르게 된다. 360도로 펼쳐진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자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멋진 절경 앞에서는 꼭 잊지 말고 인증샷을 남겨서 좋은 추억을 남겨보도록 하자.
코스를 정했다면 다음으로는 등산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숙지해야 하는데 먼저, 어떤 코스를 선택하든지 반드시 지정된 등산로로만 등산해야 한다. 샛길 진입은 식물과 야생동물 서식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금지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등산로가 아닌 경우, 대부분 길이 험하고 길을 잃기 쉬워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여나 발생할 위급 상황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코스별 안내도나 중간중간에 위치한 이정표를 통해 본인의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등산 시간을 정하는 것도 안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데, 특히나 하산 시간을 적어도 일몰 1~2시간 전으로 잡는 것이 좋다. 산은 평지보다 해가 빨리 지고 가로등과 같은 조명이 없어 시야의 확보가 어렵다. 해가 지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체온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야간 산행을 준비한 것이 아니라면 가급적 해가 지기 전에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안전하다.
안전한 등산의 첫걸음은 ‘나에게 맞는 코스를 정하는 것’일 것이다.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는 무리한 코스를 선택할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2~3시간 정도의 코스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정도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나에게 맞는 등산 코스와 안전 수칙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고는 방심에서 일어나는 법. 익숙할수록 더욱더 안전한 등산을 할 수 있도록 하자.
출처 : 서울특별시 내손안에 서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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