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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길 따라 '따릉이' 타고 달린다. 자전거길 11코스

by 카이로 B.G.PARK 2024.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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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이 거느린 여러 지천 가운데 중랑천은 가장 긴 물줄기다. 수도권 명산 도봉산·수락산·불암산 사이를 구불구불 흘러가면서 탁 트인 하천 경치를 제대로 보여 주며, 서울 외에 경기도 양주시와 의정부시도 지나간다. 풍경과 라이딩을 즐기는 서울의 자전거 애호가들이 가장 좋아할 만하다.

올해 서울시에서 만든 ‘서울 자전거길 20선' 중 중랑천은 11코스로 소개된다. 긴 물줄기답게 서울 자전거길 가운데 가장 긴 코스(17km)다. 중랑장미공원이 있는 월릉교에서 뚝섬한강공원까지로, 중랑천은 물론 여울과 생태가 풍성한 합수부 지역, 뚝섬 일대 한강 풍경까지 감상하며 달릴 수 있다.
중랑천에서 뚝섬한강공원까지 가는 서울 자전거길 11코스 ⓒ서울시
서울 자전거길 11코스 시종점 중랑장미공원 
서울 자전거길 11코스는 다른 계절에도 좋지만 5월에 꼭 달려 보아야 한다. 천변 곳곳에 꽃을 많이 심어 놓은 데다 중랑장미공원, 광진장미정원 등 아름답고 향긋한 장미 꽃밭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뚝섬한강공원에 닿으면 서울국제정원박람회까지 열리고 있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꽃길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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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6·7호선 태릉입구역이 중랑천과 가깝다. 5번 출구로 나오면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가 자전거 라이더를 기다리고 있다. 뚝섬한강공원에 있는 지하철 7호선 자양역 2번 출구 앞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있으니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반납하면 되겠다.
중랑천변 광진장미정원 
자전거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 주는 천변 조각 작품 
사람에게 행복감을 주는 최고의 경우는 돈이나 성공이 아닌 화창한 날씨가 아닐까 싶다. 요즘 같이 햇살 좋은 날, 청명한 하천길 자전거 산책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하루 종일 본 것이라곤 햇빛과 강물, 꽃뿐이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오늘은 왠지 모르게 행복했다고,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날이었다.

중랑장미공원과 중랑천 둔치, 광진장미정원을 지나다 보면 페달이 절로 멈춰진다. 꽃대궐, 꽃마차 등 예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천변엔 멋진 조각 예술 작품도 있어 눈길이 절로 머물고 자전거 라이딩이 즐겁다. 지붕 없는 미술관의 일환으로 서울시에서 진행한 한강 조각 프로젝트 작품들이다.
중랑 서울장미축제 
중랑천 둔치 장미꽃밭 
5월 이맘때는 중랑구 주민들이 가장 부러워지는 시기다. 초봄에는 아름다운 벚꽃이 피어나는 중랑천 둑길과 둔치에 수만 송이의 장미가 피어난다. 5월의 여왕 장미꽃이 무려 5km의 꽃 터널로 이어지는 국내 최장의 장미꽃 터널이자 서울에서 가장 예쁜 ‘중랑 서울장미축제’가 중랑천변에서 벌어진다. 꽃의 여왕 장미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아름답고 꿈속 같은 터널이다.

빨간색, 흰색, 분홍색,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란색 장미 등 장미꽃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하다. 썸머레이디, 슈터스골드, 슈와르쯔 마돈나, 슈퍼스타… 품종 이름도 흥미롭고 겹꽃이라 그런지 꽃송이 하나하나가 무척 탐스럽다.

‘중랑 서울장미축제’에 수많은 사람들이 낮밤으로 찾아오면서 인기를 끌자 인터넷 지도에 ‘중랑천 장미터널’이라는 지명이 다 생겼다. 5월 25일까지인 축제 기간이 끝난 후에도 장미꽃을 감상하며 장미터널을 산책할 수 있다.
나무 그늘 시원한 중랑천 둑길 
정감 가는 중랑천 쉼터
중랑천변을 달리다 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싶어 둑길로 들어섰다. 둑길 양편에 도열한 벚나무는 초봄엔 벚꽃의 향연을 보여 주고 이맘땐 휴식 같은 그늘을 드리워 준다. 여름이 오면 까만 체리 열매도 내어 주니 벗처럼 느껴지는 벚나무지 싶다. 

둑길가 안내판에서 중랑천 장미꽃밭에 담긴 사연을 알게 됐다. 중랑천 둑길은 여름철 장마 때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1970년대 지은 제방이다. 지금처럼 예쁜 장미가 피어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때, 사업이 망하거나 실직한 사람들을 위해 정부에서 공공근로사업을 시작했고, 중랑구는 이 사업으로 중랑천 제방에 장미를 심기 시작했다. 당시 중랑구민들의 애환과 땀방울로 비롯된 꽃밭이다. 
중랑천 전망 쉼터 다리 겸재교 
산란을 위해 중랑천으로 향하는 잉어들 
20여 개나 되는 중랑천 다리는 여름날 따가운 햇볕을 가려 주는 무더위 쉼터다. 중랑천을 건너는 여러 교량 가운데 보행교인 겸재교 중랑천 전망대를 겸한 다리다. 다리 보행로를 따라 전망 벤치와 함께 머리 위로 그늘 역할을 하는 천장을 설치해 쉬어 가기 좋다.

중랑천에서 만나는 다리 밑 벤치에 앉아 발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바라보며 ‘물멍’ 하다 보면, 장딴지만한 잉어들이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잉어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몸부림을 치는데, 이는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산란철 잉어들이 알을 수초 밑 물속에 뿌리려는 몸짓이다.

중랑천엔 씨알 굵은 잉어들이 많이 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모래밭이 풍성하고 물가에 수초가 많아 물고기들이 사는 데 좋고, 낚시를 금지해서 잉어들이 맘껏 살고 있다. 중랑천과 한강 합수부에서도 수많은 잉어들이 산란을 하기 위해 중랑천으로 오르고 있었다.
개나리꽃에서 신록으로 가득해진 응봉산 
자벌레 전시관이 맞이하는 뚝섬한강공원 
조선 시대 돌다리 가운데 가장 길었던 살곶이 다리(사적 제160호)와 봄에는 노란색 개나리 산으로 변신하는 응봉산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한강이 나타난다. 외계 우주선이 떠오르는 자벌레 건물이 이채로운 뚝섬한강공원에 도착하면 또 다른 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도심 속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세계적인 정원축제’, ‘한강과 정원의 조우’를 표방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다. ☞ [관련 기사] 벌써 102만 다녀갔다! 정원박람회 최단기간 최다 방문 기록

6만 평이나 되는 뚝섬한강공원에 흙과 식물, 다채로운 꽃으로 흐드러진 정원이 생겨났다. 곳곳에 국내 작가뿐 아니라 중국, 태국, 방글라데시 등 해외 작가들이 만든 정원 작품이 자리하고 있어 발길이 머문다. 덕택에 서울 도심에서 가장 특별하고 큰 정원 구경을 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단기적인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10월 8일까지 상설전시를 하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이 변화하는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의 입장료 없이 무료로 운영되며, 뚝섬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이색적인 정원을 볼 수 있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서울 자전거길 20선

 

출처 : 서울특별시 내손안에 서울 시민기자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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