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에는 자발성(자동능, automatism)이 있다. 예를 들면, 생체에서 꺼낸 심장을 아주 잘게 썰어 배양액 속에 넣어보면, 개개의 심근세포는 고유의 리듬으로 수축하는 것이 관찰된다. 이를 자발성이라고 한다.
심장에는 동방결절 외에 심방근, 방실결절, 심실근 등이 있는데, 이들을 만드는 심근세포는 모두 자발성을 가지고 있다. 단지, 실제 심장 속에서 이들 심근세포가 모두 제각각의 페이스로 수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자동수축능을 가진 심근세포를 다시 모아 심장을 재구축하면, 심장전체는 가장 높은 빈도로 수축하는 심근세포의 페이스에 말려든다. 실은 이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빈도의 페이스로 수축하고 있는 것이 동방결절의 심근세포이다(그림 1-3).
따라서 천천히 수축하는 심근세포도 동방결절의 수축 페이스에 끌려 들어가 수축하게 된다. 바꿔 말하면, 가장 높은 빈도로 수축하는 심근세포가 심장 전체의 수축 빈도를 주도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동방결절(sinoatrial node ; SA node)과 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심장길잡이(pacemaker)라고도 한다.
부정맥의 원인
그런데, 만약 동방결절보다 더 빠른 자발성(자동능, automatism)을 가진 심근세포가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동방결절은 심장길잡이(심박동기, pacemaker)의 자리를 빼앗기고 더 빨리 수축하는 심근이, 심장 전체의 수축빈도를 결정하는 심장길잡이가 되어버린다. 이 비정상적인 심장길잡이가 동방결절 이외의 장소에서 생기면, 그것이 심장 전체를 빠른 페이스로 수축시킨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심장길잡이를 “딴곳 흥분원(이소성 흥분원, ectopic stimulant)”이라 한다. 딴곳 흥분원은, 빠른부정맥(빈맥성 부정맥, tachyarrhythmia)에 대한 발생기전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다.
한편, 느린부정맥(서맥성 부정맥, bradyarrhythmia)은 어떠한 기전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심방과 심실 사이에서 흥분파의 전달이 이상하여 심방수축의 흥분이 심실 쪽으로 전해지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동방결절에 의한 pacemaking은 차단되고, 심실은 수축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잠시 지나면 심실 심근세포 자체의 자발성이 움직이기 시작하여 심실도 천천히 수축하기 시작한다. 이 때에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심실의 수축빈도가 동방결절의 수축빈도보다 당연히 낮아진다. 따라서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서 느린맥(서맥)이 된다.
관점을 바꾸어 생각하면, 전체를 리드하던 pacemaker가 사라지면, 리더를 대신하여 2인자가 심장길잡이 역할을 대행하게 되는데, 2인자는 본래의 리더만큼 전체를 끌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페이스가 다운되어 느린맥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느린맥 부정맥이 일어나는 기전의 하나로서, 흥분의 전도가 단절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이상을 흔히 “block”이라고 한다.
출처 : 서울대학병원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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