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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으니까 괜찮다고요? 초로기 치매가 찾아오는 이유

by 카이로 B.G.PARK 2025.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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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질환은 20~40대 젊은층에도 생길 수 있고, 최근 초로기 치매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3) 요즘 젊은 치매가 늘어난 이유

오늘은 다소 무거운, 또는 무서운 '젊은 치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아마도 젊은 건망증 또는 망각을 다룬 영화를 떠올려보면, 가장 유명한 영화는 ‘내 머리속의 지우개’일 것이다. 20대 초반의 손예진 배우와 정우성 배우가 열연한 그 영화에서는 유전성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한 고증이 얼마나 사실적인지, 치매 전문의인 내가 지금 봐도 놀라울 지경이다. 2004년 개봉 당시, 신경과 전공의였던 나도 보면서 도대체 저 병이 뭐지?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건망증’ 하면 자동적으로 치매를 떠올리는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흔히 노년에만 걸린다고 알려진 이 퇴행성 질환이 20~40대 젊은층에도 생길 수 있고 그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3’에 따르면 초로기 치매 환자는 7만 7,074명으로 전체 치매환자의 7.7%를 차지한다.

초로기 치매란?

초로기 치매의 정의는 주로 65세 미만의 나이인 젊은 사람들에서 치매가 나타나는 것을 통칭해서 의미한다. 주요 원인은 알츠하이머병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가족력이 많고, 유전성 치매는 20대에도 발생할 수 있는 데다가 노년기 발병하는 치매보다 악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도 성격 변화, 사회 기능의 저하, 그리고 지적 능력과 운동능력까지 상실해 결국 사망으로 이어진다.

대부분 사회적으로 매우 활발한 시기에 질환에 유병이 되면 자신 뿐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 파괴되어 버리는 결과를 흔하게 접하게 되어 의사로서는 진단부터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질환이다.

원인 ① 알츠하이머 치매

초로기 치매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이다. 전체 알츠하이머 환자 중에서는 약 10% 정도가 젊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알려져 있다.

노년기 알츠하이머 치매에 비해 환자의 약 25%가 기억력 장애 외에 다른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초기에는 언어장애(단어 찾기가 잘 안되거나 자꾸 다른 말로 대체하는 증상 등), 실행능력 저하(매우 익숙했던 서류 정리가 잘 안됨), 길 찾기가 서툴러지는 공간지각능력 저하, 계산이 빨리 안 되는 증상, 그리고 손을 떨고 보행이 느려지는 ‘추체외로’ 증상 등도 흔하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도 매우 잘되어 ‘가족형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20대 후반에도 나타날 수 있다. 손예진 배우가 연기한 것이 바로 이런 경우다. 초로기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뇌 MRI에서도 정상인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의심이 되면 ‘아밀로이드 PET’란 검사를 해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안에 얼마나 쌓였는지 평가해서 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한번 후반에 설명하겠지만 요새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없애는 치료법도 나와 있어서 이 검사는 매우 중요한 진단 단계이다.

원인 ② 전두측두엽 치매

두 번째 알아두어야 할 질환은 초로기 치매 중에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많은 치매인 ‘전두측두엽 치매’이다. 이름대로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과 옆쪽인 측두엽이 손상되면 찾아오는 병이고, 주로 ‘50대’에서 발병한다.

초기에는 기억력은 멀쩡한데 이상한 행동을 보이고 언어이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과거에는 정신질환으로 오인되어서 병원에 입원시킨 적도 많았다.

70%는 ‘행동변이형’ 전두측두엽 치매인데 아무데서나 옷을 벗거나 남의 물건을 아무 의식 없이 훔치는 등의 증상이 있다. ‘언어장애형’ 전두측두엽 치매는 대화할 때 말이 잘 안 나오거나 또는 이해가 잘 안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이 두 가지 증상도 점점 악화되면서 다른 증상들을 쉽게 보이기 때문에 진단 후 7년에서 10년이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알려졌다.

안타깝게도 아직 뚜렷한 치료법도 없고, 파킨슨병이나 루게릭병 등 다른 질환도 같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한 치매 중 하나이다.

원인 ③ 혈관성 치매

세 번째는 뇌출혈이나 뇌경색에 의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다. 특히 20대에 유전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데 9번 염색체에 ‘Notch3’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뇌혈관의 섬유화를 진행시켜서 뇌경색을 발생시키는 ‘카다실’ 유전병이 발생하면 초로기 혈관성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주로 ‘편두통’으로 시작해서 젊을 때부터 뇌경색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계단식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겪는 경우가 많고, 기억력 보다는 사회 의사소통이나 실행 능력 등이 빨리 저하되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이 질환은 특히 일본,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원인 ④ 알코올성 치매

마지막으로는 ‘알코올성 치매’를 들 수 있다. 술을 굉장히 많이 마시는 알코올의 과다한 사용에 의해 발생하는데 한국의 열린 음주 문화가 대단히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초로기 치매의 약 10%가 알코올성 치매이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른다.

알코올 자체는 신경독성을 유발하고 안주나 식사 없이 술만 마시면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결국은 신체 영양공급이 부족해져서 전해질 문제가 발생하고 신경에 필요한 비타민 부족으로 치매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과음에 의한,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하는 ‘블랙 아웃’ 현상이다. 과음한 후 다음 날이 되면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잊어버리게 되는 현상이다. 습관적인 과음은 뇌세포를 파괴해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키게 된다.

술을 6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치매 발병 위험이 1.5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적당한 양을 조절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술을 끊는 게 바람직하다.
습관적인 과음은 뇌세포를 파괴해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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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로기 치매가 늘어나는 이유는?

왜 초로기 치매가 많이 늘어나고 있을까?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 치매에 대한 가족력, 중금속 노출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해 환경 노출과 나쁜 생활습관이 초로기 치매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본다. 또한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습관도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성인병도 초로기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고혈압, 당뇨병, 고지질증, 심장병, 흡연, 비만인 사람들에게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고 치매의 고위험 요소로 알려져 있다.

뇌 노화는 20대 뇌가 완성되는 그 순간부터 바로 노화의 단계에 들어가는 아주 예민한 기관이다. ‘젊은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나의 일상생활을, 나의 만성질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부지불식간에 초로기 치매의 늪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오늘 하루 30분만 나의 뇌를 위해 주의를 기울이는 생활습관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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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내손안에 서울, 김희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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