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4’가 개봉 22일 만인 15일 관객 1천만 명을 달성했다.
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전 8시 이 영화의 누적 관객수가 1천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이로써 ‘범죄도시’ 시리즈는 2∙3∙4편이 모두 관객 수 천만을 달성하는 ‘트리플 천만’과 함께 시리즈 전체 누적 관객수 4천만 명을 넘겼다. 지금까지 시리즈 가운데 세편 이상 천만 관객을 모은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어벤저스’(‘엔드게임’, ‘인피니티 워’, ‘에이지 오브 울트론’)가 유일했다. ‘범죄도시 4’는 지난 2월 말 개봉한 ‘파묘’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로, 역대 한국영화로는 24번째로 천만영화 목록에 오르게 됐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범죄도시 4’는 개봉 22일 만에 1천만 명을 넘어서며 시리즈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다. 2편과 3편은 각각 개봉 25일, 32일째 천만 관객을 넘겼다. 하지만 이를 비롯해 ‘범죄도시 4’가 쏟아낸 한국영화 대기록들은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며 빛이 바랬다.
‘범죄도시4’는 개봉초 상영점유율 82%, 좌석점유율 85%를 유지하면서 2019년 ‘어벤저스:엔드게임’이 일으켰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다시 불 지폈다. 개봉 2주 차까지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오후 등 황금시간대에는 멀티플렉스 3사의 거의 모든 상영관이 ‘범죄도시 4’로 도배되면서 관객들의 영화 선택권을 박탈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범죄도시 4’와 유사한 수준으로 좌석을 점유했던 ‘어벤저스: 엔드게임’은 개봉 1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 ‘어벤저스:엔드게임’의 경우 러닝타임이 3시간 2분으로 1시간 50분인 ‘범죄도시 4’보다 한 시간 이상 길어 상영 회차가 적었다. 그런데도 더 빠르게 천만을 달성했다는 건 그만큼 객석을 채운 관객이 많았다는 뜻으로 ‘범죄도시 4’는 같은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일으켰던 ‘엔드게임’과 견줘도 실제 관객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스크린과 좌석을 차지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직전 천만 영화인 ‘파묘’와 ‘서울의 봄’은 50~60%의 상영점유율을 넘기지 않으면서도 천만 기록을 달성했다.
영화계는 ‘범죄도시4’를 계기삼아 반복되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초 열렸던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단체들이 한국영화 위기 상황에 대한 토론회를 열어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1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스크린 독과점은 현상일 뿐이고 멀티플렉스 3사가 관객들의 수요까지 통제하는 수요독과점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멀티플렉스 3사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하면서 천만 가능성이 큰 영화에 대한 몰아주기가 반복된다면 다양한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체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범죄도시 4’의 천만 흥행달성으로 향후 시리즈 전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시리즈 흥행은 후속편들이 더 성공했지만 작품적 평가는 18살 이상 관람가로 유일하게 천만 달성을 하지 못한 1편(688만 명)이 가장 높았다. 4편은 혹평과 함께 시리즈에 대한 피로감도 많이 언급됐다.
‘범죄도시 4’의 주연배우이자, 제작자, 각색가로 시리즈 전체를 이끌어 가는 배우 마동석은 8편까지 기획되어 있으며 내년 한 해 개봉을 건너뛰고 재정비를 한 뒤 5편을 개봉할 예정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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